5w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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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어그램은 역사가 좀 된 성격유형이다.

MBTI 처럼 많은 비판을 받지만, 유용성이 어느정도 있기에 지금까지 살아남았다고 본다.

MBTI에서는 나의 유형은 INTJ고, 애니어그램에서는 5w6이다.

참고로 애니어그램은 성격유형이 꽤 다르게 정의 될 수 있다. 예컨대 9-4-7 처럼 정의한다던가.

애니어그램에는 클러스터링 방식 또한 여러가지다.

가장 대표적인게 머리(5, 6, 7), 심장(1,2,3), 장(1,9,8)으로 구분하는 방식이다.

이는 행동 동기로 구분하는 방식이다.

장형인 중재자, 개혁가, 지도자들은 분노가 주된 동기다.

어렸을 때 자신의 생존이나 영역, 경계가 위협받았다고 느낀 경험과 인식 때문에 의지를 강하게 세운다.

그래서 몸으로 버티고, 밀어붙이고, 상황을 통제하거나 무시하거나 참고 넘기려 한다.

그런 성향이 그들을 지도자, 개혁가, 중재자로 만든다.

심장형인 조력가, 성취가, 예술가들은 부끄러움이 주된 동기다.

어렸을 때 “있는 그대로의 나는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다”는 식의 부끄러움·결핍 감정을 경험하면서

관계 속에서 자신을 증명하려는 경향이 생긴다.

그렇기에 착한 일을 해서 관심을 받거나, 뭔가를 잘해 칭찬을 받거나, 특별함을 통해 "나는 남들과 다르다"라는 식으로 사랑을 채우려 한다.

그런 성향이 그들을 조력가, 성취가, 예술가로 만든다.

머리형인 탐구가, 충실가, 낙천가들은 공포가 주된 동기다.

어렸을 때 세상이 예측 불가능하고, 언제든 안전이 깨질 수 있다고 느낀 경험 때문에 “어떻게 하면 안전해질까?”를 머리로계속 계산한다.

그렇기에 지식을 쌓거나, 소속, 규칙, 준비를 통해 불안을 관리하거나 아니면 아예 공포를 모른채 회피하기도 한다.

그런 성향이 그들을 탐구가, 충실가, 낙천가로 만든다.

5w6은 탐구가이고 보조적으로 충실가의 면을 갖고 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하고 조손 가정에서 살았던 나는 자연스럽게 머리형으로 발전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세상은 위험한데, 세상만사를 잘 모르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그런 공포 때문에 모든걸 스스로 배우고 쌓아 올려야 했을 것이다.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기에.

아마 이게 내가 독립적으로 일하도록 강하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본다.

그렇게 살다보면 자기가 주변에서 자기가 가장 똑똑한 축의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딱히 위 생각이 틀린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오만한 게 아니라, 정말로 주변사람보다 틀렸던 경험이 잘 없어서.

그렇게 세상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주된 동기로 살아왔다.

대학을 잘 가야지, 학점을 잘 받아야지, 좋은 대학원 가야지, 연봉을 높여야지, 부업으로 뭔가도 해야지...

그런데 지금 이상하게 공포가 없다.

왜냐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아사리판에 살고 있기에.

다들 좆된 상황이면 무서울 게 없지 않나.

그러니까 지금 무언가를 할 의지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슬프다.

불안과 공포가 있어야만 뭔가를 할 수 있는 성격이라는게.

한양대에서 낙차가 있는 점프를 할 때 내 자신이 생각난다.

해내야지라던가 뛰면 얼마나 기쁠까 그런 감정으로 뛴 게 아니었다.

혐오감과 증오로 뛰었었다.

"이것도 못 뛰냐?" 라던가 안 좋은 사람들을 생각하며 차오르는 증오감을 원동력으로 점프를 했다.

내가 혹시 부정적인 감정으로만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이면 어떡하지.

더이상 그런 부정적인 감정을 갖고 싶지 않은데.

그러니 다들 가정을 꾸리고 애를 낳고 하는 건가.

부정적인 것이 아닌, 뭔가를 지키려는 것을 동기로 삼으려고.

헌신할 대상을 찾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