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식 노동을 할 때에는 다음 두 가지 단계로 나눠볼 수 있다.
- 기획: 모호한 것을 명확하게 하는 과정
- 수행: 기획한 대로 수행하는 과정
여기서 후자인 수행은 쉽다. 전자인 기획 단계가 골치 아프다. 지식 노동에서 "막혔다"라는 건 모호한 것이 있다는 뜻이다. 즉, 명확화 안 된 것이 있다는 거다. 그러니 실행을 못 하고 막힌 거다.
애국가 전체를 4번 타자 치라는 것은 쉬울 거다. 아마 5천원 주면 하겠다는 사람이 많을 테고. (배달 부업보다 좋다!) 하지만 1000자 내외로 블로그 게시물을 작성하라고 하면 하겠다는 사람은 급감할 거다. 애국가 전체를 4번 치는 것은 약 1200자다. 오히려 타자 수가 적은데도 왜 블로그 글쓰기는 더 기피하게 되는 걸까?
그 이유는 바로 블로그 글쓰기가 불명확한 일감이기 때문이다. 애국가 타이핑은 무엇을 해야 할지 너무 명확하다. 타자 치기라는 수행밖에 안 남은 일감이다. 그러나 블로그 글쓰기는 주제를 정하고 문장을 짜는 등 불명확한 것들을 명확하게 하는 과정이 많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글쓰기는 생각을 명확하게 하는 데 좋은 훈련일 수밖에 없다. 글쓰기는 한 문장 한 단어가 모두 불명확한 상태에서 시작하니까. 모든 게 불명확한 것을 명확한 것으로 바꿔나가니 명확화 실력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