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력의 핵심은 역시나 글쓰기죠. 내 생각은 역시 옳았어라면서 정신 승리할 게 아닌 이상 생각을 표현하고 쓴 글을 통해서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해요. 이처럼 글쓰기의 중요성은 우리 모두 알고 관심이 많아요. 글쓰기 실력은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요? **결국엔 많이 읽고 쓰고 생각하는 것이 핵심 아닐까요?** 이는 다독, 다작, 다상량이란 말로 널리 퍼져있습니다. 이 중에서 다독, 많이 읽는 것은 사람들이 많이 단련한 스킬입니다. 독서의 중요성은 어렸을 때부터 강조되어 왔기에 반강제적으로 연습을 했을 겁니다. 입시에서 중요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독서법은 여전히 자기계발에서 인기있는 주제고 일년에 책을 100권 넘게 읽었다라는 것은 자랑거리 중 하나죠. 다독은 사람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해낼 수 있는 쉬운 것 중 하나라 생각해요. ![[pexels-element-digital-1370298.jpg|맘만 먹으면 다독은 다들 한다|300]] **문제는 다작과 다상량이에요.** 많이 쓰고 생각하는 것엔 유명한 방법론도 훈련법도 없습니다. 일년에 책을 100권 넘게 읽었다처럼 수치화 하기도 힘들어서 내가 잘 하는 건지도 몰라요. 그래서 다작과 다상을 위한 프레임워크가 뭐가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일단 많이 쓰고 생각하겠다라는 것은 시도때도 없이 생각하고 글을 쓰겠다라는 거잖아요? 그러면 깨어 있는 내내 떠오르는 생각들을 글로 적을 필요가 있어요. 우린 그걸 보통 **메모**라고 부르죠. 즉, **다작과 다상량을 위한 프레임워크는 메모와 연관된 프레임워크일거에요.** 그리고 단순히 메모만 적고 끝이 아니라 이를 구체화하고 또 생각끼리 연결 짓는 과정도 필요할거에요. 그래야 생각이 발전하고 인사이트도 발견할 거 아니에요? 그러다보니 결국엔 오늘 소개해드릴 제텔카스텐으로 연결되더라고요. > [!note] 제텔카스텐을 간단히 말하자면 > 평소에 내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을 메모하면서 이를 연결하면서 Bottom-up으로 글감을 모아나간 뒤에 나중에 주제를 발견하고 그걸로 글을 쓰는 방식이에요. 학교에서 가르친 주제 선정 후 개요, 문단, 문장 순으로 글을 써나가는 Top-down 방식이랑은 다르죠. # 제텔카스텐하면 뭐가 좋아질까? **첫 번째로 글쓰기의 부담을 줄여줍니다.** 우리는 보통 글을 쓸 때 Top-down 식으로 주제를 잡고 개요를 짜고 문단을 구성하고 문장을 작성하죠. 문제는 이런 식으로 글을 쓰게 되면 글이 안 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을 쓰려는데 아이디어가 안 떠오르기 때문이죠. 주제를 잡는 것부터 골치며 개요를 구성하는 것도 어렵고 주제를 뒷받침하는 문단을 생각하기도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제텔카스텐은 바텀업으로 글감을 모아갑니다. 그리고 **충분한 인사이트와 글감이 모아지면 그때 주제를** **정하기에** 글쓰기를 시작할 때의 부담이 줄어듭니다. 어떤 글쓰기를 하기 위해 겪어야 할 절대적인 고통이 있다면 이를 분담해서 나눠받는 것이죠. 또한 글감과 문단이 이미 어느정도 모아진 상태이기 때믄에 글을 쓸 대도 이미 있는 것을 조립해가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수정해가는등 백지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부담이 확실히 줄어들었을 겁니다. **두 번째로는 제텔카스텐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좋은 글쓰기 훈련이 됩니다.** 제텔카스텐은 노트를 바탕으로 많은 글쓰기를 요구합니다. 좋은 글쓰기를 위해선 다작이 중요한데 제텔카스텐을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다작을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노트를 꽤나 작성하게 되거든요. **마지막으로 제텔카스텐은 재밌어요**. 부담없이 노트를 써내려가는 과정은 재밌거든요. 그리고 노트를 연결하는 과정도 재밌고요. 연결하면서 예상치 못한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세렌디피티가 기분을 좋게 만들어줘요. 더군다나 요즘은 AI를 이용해서 유사한 노트끼리 연결할 수도 있으니 놀랍기도 합니다. 퇴근하고 맥주마시면서 노트를 작성하고 연결하는 것은 매우 즐거운 경험을 줍니다. # 노트의 종류 제텔카스텐에는 세 가지 노트가 있어요. 내 생각을 빠르게 적어놓는 **임시 노트.** 다른 사람의 생각을 적어놓는 **참고** **노트**. 그리고 완결성 있게 생각을 적어놓아서 나중에 글쓰기에 활용할 수 있는 **영구 노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임시 노트 ![[SE-62b7ad86-20e5-41fc-b24e-8896222f164d.jpg|평소에 막 적는 임시 노트|300]] 임시 노트는 **평소에 생활을 하면서 떠오르는 생각을 즉시 적는 노트에요**. 깔끔히 적을 필요는 없고 **나중에 무슨 내용었는지만 생각날 정도로 적으면돼요**. 추후 영구 노트로 작성하기 전에 잠깐 저장하기 위함입니다. 임시 노트를 적을 때는 즉시성이 중요합니다. 생각이 떠올랐는데 이 생각을 적기 위해 컴퓨터를 키고 적어야한다면 그 사이에 생각이 날아가버릴 수 있거든요. 스마트폰의 Apple notes, Google keep과 같이 임시 노트를 적는데 탁월한 앱을 사용하거나 혹은 아날로그 메모를 사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카카오톡에서 나에게 보내기도 훌륭한 임시메모 보관 공간이죠. 임시 노트는 추후 영구노트가 되던가 혹은 버려지게 됩니다. ## 참고 노트 참고 노트는 **책, 유튜브 등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다가 영감을 주는 부분을 모은 노트들이에요**. 복붙해서 내용을 그대로 적기보다는 왠만하면 내 방식대로 표현해서 적는 것이 기억에 남고 좋습니다. 그렇다고 빡세게 적을 필요없이 내용을 간략히 요약해서 적으면 됩니다. 물론 출처도 반드시 표기해주고요. ## 영구 노트 영구 노트는 **생각을 완결성 있게 적어서 나중에 글쓰기에 활용될 수 있는 노트입니다.** 임시 노트, 참고 노트, 영구 노트를 보면서 내 생각이나 관심사랑 연관이 있는 것을 골라서 누가 봐도 알아볼 수 있을정도로 완결성 있게 적으면 적어두면 됩니다. 하나의 영구 노트에는 한 가지 생각이 기록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생각이 노트마다 분리되어 노트를 연결함으로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게 되죠. 완결성 있게 생각을 적었다면 이것이 기존의 참고 노트 또는 영구 노트 중 어떤 것이랑 연결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봅니다. 이렇게 연결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연결을 해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창의적 사고를 인위적으로 따라한 것이죠. 스티브 잡스의 Connecting dots가 떠오릅니다. 또 연결을 해두면 나중에 글쓰기 할때 연관된 노트를 한 꺼번에 갖고오기도 편합니다. 이런 노트 연결 작업은 예전과 같은 아날로그 시대에는 큰 문제였지만 디지털 시대에서는 링크가 있기 때문에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옵시디언같이 이런 노트간 연결에 특화된 앱도 존재하지요. 연결 방법은 (1) 기억을 더듬어서 노트를 생각해내서 연결하거나 (2) 그래프나 인덱싱을 통해서 연결하거나 아니면 (3) AI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AI를 활용하려면 Obsidian에서는 Smart Connection 플러그인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플러그인을 사용하면 현재 작성하는 노트랑 유사한 노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연결” 이라는 것 때문에 영구 노트에는 허브 노트가 출현하게 됩니다. 허브 노트는 다량의 다른 노트를 연결하고 있는 노트입니다. 주로 현재 파고 있는 주제의 키워드가 되겠죠. 제텔카스텐을 파고있다면 “제텔카스텐” 노트가 허브 노트가 될 겁니다. 그리고 그 허브 노트 중 “지금 당장 현재” 관심 있는 노트가 엔트리 포인트가 됩니다. 이 엔트리 포인트는 노트를 “읽기” 과정 중에 진입점으로 활용되지요. ![[SE-30236411-fd5c-4075-b127-20226b410803.png|다른 노트를 많이 물고있는 허브 노트|100]] > [!NOTE] 참고 노트와 영구 노트가 헷갈린다면 다음을 참고하세요 > [[참고 노트와 영구 노트의 차이]] # 제텔카스텐 프로세스 제텔카스텐은 단순히 피상적으로 옵시디언같은 앱으로 노트를 연결한다라는 개념이 아닙니다. 아웃풋을 내기 위한 글쓰기용 Bottom-up 프레임워크입니다. 아이디어 생성 과정부터 시작해서 최종적으로 글을 써내는 프로세스를 설명할게요. ## 1. 임시 노트 만들기 평소에 생활을 하다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빠르게 적어서 임시 노트로 만들어 둡니다. Google Keep같은 앱을 추천드립니다. 홈 화면에 위젯으로 등록해두면 언제든지 빠르게 생각을 적을 수 있습니다. ## 2. 참고 노트 만들기 읽고 보는 듣는 자료들 중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 아이디어를 나만의 글로 적어서 참고 노트로 적어둡니다. 출처를 표기하여 참고노트 보관함에 넣어둡니다. 기존의 독서 노트를 쓰거나 유튜브 요약 노트를 쓰신다면 바로 그것이 참고 노트가 되는 겁니다. ## 3. 영구 노트 만들기 영구노트는 임시노트, 참고노트, 또는 기존의 영구 노트를 보면서 작성을 합니다. 나중에 글을 쓰기 위한 문단을 만든다라는 느낌으로 작성하시면 됩니다. ### 3-1. 임시노트를 보면서 영구노트 작성하기 임시노트는 시도때도 없이 만들어지는 노트기에 주기적으로 이를 확인하면서 영구노트를 만들면서 임시노트는 모두 삭제하는 작업을 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저같은 경우 이틀에 한 번씩은 Google Keep과 Apple Notes를 켜서 싹 비우면서 영구 노트로 만드는 작업을 합니다. ### 3-2. 참고노트를 보면서 영구노트 작성하기 참고 노트를 보면서 내 생각이 떠올랐다면 영구 노트로 만들어 둡니다. 그리고 해당 영구 노트에는 참고 노트랑 연결도 해둡니다. 해당 아이디어의 출처를 표기하기 위함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작업은 주기적으로 하는 작업은 아니고 뭔가 한 주제에 대해서 깊게 파서 자료를 많이 볼 때 진행을 합니다. ### 3-3. 영구노트 보면서 영구노트 작성하기 현재 관심있는 주제인 엔트리 포인트를 기준으로 영구 노트들을 보면서 영구노트를 작성합니다. 시간이 지나서 다시 본다면 또 다른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다른 연결성이 보일 것입니다. 영구노트라고 해서 기존의 영구노트를 꼭 수정을 못하는 것은 아니에요. 추가할 내용이 있으면 추가합니다. ## 4. 충분한 개수가 모였다면 아웃풋을 내기 앞서 말씀드렸듯이 제텔카스텐은 아웃풋을 위한 프레임워크입니다. 계속 노트 작성만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노트들이 충분히 모였다면 나만의 독특한 인사이트가 생겼을 것이고 주제가 생겼을 것이고 그 주제에 알맞는 문단들이 모였을 겁니다. 이를 얼기 설기 엮어서 글쓰기를 시작하면 됩니다. # 제텔카스텐 사용시 유의사항 제텔카스텐의 프로세스 자체는 굉장히 심플해요. 하지만 사용하면서 굉장히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텔카스텐 방법론에 대해 여러 말들이 많습니다. 여기서는 제가 생각하는 제텔카스텐을 사용하면서 알아둬야 할 점들입니다. ## 제텔카스텐은 기존 탑다운 글쓰기보다는 비효율적이다 제텔카스텐과 같은 Bottom-up 방식은 잘 설계된 Top-down 방식보다 비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목표와 수행방법이 명확한 Top-down은 재빠르게 원하는 결과를 냅니다. 예컨대 책 리뷰로 1일 1블로그 챌린지를 하기에는 제텔카스텐은 그리 적합한 방법은 아니죠. **제텔카스텐이 글쓰기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은 맞지만 당장 내일 끝내야 하는 과제나 업무의 글쓰기의 효율을 높여주는 건 아닙니다**. 장기적으로 나만의 인사이트를 갖는 글들을 써내려 갈 때 효과적입니다. 이 때는 Bottom-up으로 많은 노트를 모아두는 것이 좋거든요. ## 재미없으면 하지 마라 제텔카스텐은 힘들여서 하면 안 됩니다. 왜냐면 제텔카스텐의 프로세스에는 당장 성취해야 할 목적이 없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제텔카스텐을 하면서 몰입하게 되는 동기가 주로 재미라는 겁니다. 내 생각을 구체화하며 연결하는 과정은 재밌습니다. **그런데 이게 1일 5노트 작성하기 같은 것이 의무가 되는 순간 재미가 없어지고 몰입도 사라지면서 결국에는 제텔카스텐을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빡세게 할 필요없이 재미를 느끼면서 꾸준하게 하면 됩니다. 나만의 인사이트와 글을 찾아가는 과정을 즐기세요. ## 당신이 정답이다 제텔카스텐에 대한 방법론은 사람마다 제각기 다릅니다. 인터넷에서도 네가 맞다느니 내가 맞다느니 하는 글도 많습니다. 제텔카스텐을 설명하는 컨텐츠들은 제각기 조금씩 다릅니다. 이 글만해도 다를 거고요. 제텔카스텐도 GTD와 마찬가지로 프레임워크라 개인화가 가능합니다. **규격화된 방법을 억지로 끼어 맞추기보다는 자신에게 알맞는 방법이나 혹은 방법론을 조금씩 비틀어서 적용하면 됩니다.** - 참고 노트 작성이 너무 빡센 것 같다? -> 대충 하셔도 됩니다. 모든 책을 할 필요도 없고요. - 영구 노트 작성에 룰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최소한 2개의 링크는 붙이자 -> 그러셔도 됩니다. 그럴 리소스가 있으시다면요. - 프레임워크는 각자 취향과 목적에 맞게 변형하서 쓰시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Bottom-up으로 노트를 모아가며 글로 발전하는 큰 흐름을 이해하시고 알맞는 방법을 찾아가면 다작과 다상량을 위한 강력한 프레임워크가 될 것입니다. # Furthermore 다음은 읽을만한 자료입니다. - [숀케 아렌스의 제텔카스텐](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1507746) 말이 필요없는 책. 한 번만 읽으면 안 되고 시간 간격을 두며 여러 번 읽어봐야 합니다. 실천하기 어렵다고 비판을 받지만 핵심 원리를 알기 위해선 꼭 읽어봐야 합니다. - 데이비드 카다비의 [[디지털 제텔카스텐]] - 옵시디언에서 제텔카스텐 사용법을 보고 싶다면 제 책인 [세컨드 브레인은 옵시디언](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7044410) - [https://zettelkasten.de/introduction/](https://zettelkasten.de/introduction/%C2%A0%EB%A5%BC%C2%A0%EC%B0%B8%EA%B3%A0%ED%95%98%EA%B1%B0%EB%82%98)도 좋습니다. - 안티넷 제텔카스텐은 어때요? - -> 안 읽어봤습니다. 물론 읽어서 얻으실 건 있지만 저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저자 마인드셋이 별로라서요. - 다음도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 [[5. Garden/writings/작동하는 제텔카스텐의 특징|작동하는 제텔카스텐의 특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