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노트와 영구 노트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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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쓰다 보면 참고 노트와 영구 노트의 차이를 묻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이 둘의 구분은 암묵지가 많이 작용해서 답변하기도 까다롭다. 특히나 내 맥락에 맞춰서 답변을 하면 다른 사람에게는 맞지 않을 때도 있어서. 그래도 나름대로 설명해 보려 글을 쓴다.

숀케 아렌스의 제텔카스텐에선 노트를 크게 임시 메모, 문헌 노트, 영구 보관용 노트 세 가지로 분류하지만, 사실은 문헌 노트와 영구 보관용 노트1 두 가지뿐이라 봐도 된다. 임시 메모는 단순히 생각이 휘발되지 않게 잡아 주는 역할이다. 2

답변에 앞서 알아 두면 좋은 원칙을 나열한다.

  • 딱딱한 분류보다는 자연스러운 분류가 좋음.
  • 노트를 작성할 때 이 노트를 내가 언제 찾게 될 것인가? 질문하기

참고 노트와 영구 노트 구분

먼저 제텔카스텐은 학계에서 출발했다. 논문을 작성할 때는 레퍼런스를 언급할 일이 많다. 또한, 학계에서는 주요 업무 자체가 논문을 읽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논문을 읽고 든 생각을 적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가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썼듯이. 참고 노트는 이런 배경에서 필요해진다.

둘의 차이는 글의 완성도?

아니다. 완성도보다는 그 노트가 어디서 출발했는가가 더 중요할 것 같다. 자료를 읽다가 든 생각이라면 영구 노트가 뭔지 따질 필요 없이 일단 참고 노트에 적는 거다. 다만 굳이 그 자료의 출처가 중요하지 않다면 그냥 영구 보관용 노트에 적을 수도 있다. 논문처럼 일일이 레퍼런스를 언급할 일이 없거나 그 자료를 다시 찾을 일이 없다면 말이다.

참고 노트에도 내가 이해한 말로 요약하고 내 생각을 덧붙이는 거라면 영구 노트와 차이는?

자료를 접하며 작성한 참고 노트의 내용이 내 기존 생각과 연결될 수 있다. 그러면 나중에 영구 보관용 노트에서 그 참고 노트를 인용할 수 있다.

또한, 참고 노트라고 해서 꼭 내가 이해한 말로 요약하고 생각을 덧붙일 필요는 없다. 하다 보니까 그냥 원문을 복붙하는 게 좋을 때도 있더라. 나중에 해당 부분을 인용할 때 자료를 다시 찾을 필요가 없으니까. 다만 너무 생각 없이 복붙만 하다가 정작 기억에서 휘발돼 못 써먹진 말자는 정도로만 생각해도 되겠다.

문헌 노트에는 이해한 책의 내용만 적고, 파생된 생각은 영구 노트에 적어서 둘을 링크하는 것인지?

그렇다. 최대한 그렇게 해 보려 하다 보면 파생된 생각이 어떤 건 참고 노트에, 어떤 건 영구 노트에 적힐지 감을 잡게 될 거다. 이게 단순히 어떤 생각이냐만 중요한 게 아니라 컴퓨터 활용 능력도 영향을 끼친다고 봐서. 노트를 새로 만들고 연결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다면 영구 노트 링크가 귀찮아서 안 하게 되거든.

참고 노트 작성

자료 하나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하나의 참고 노트에 저장? 혹은 분리?

내 또 다른 원칙 하나가 "나눌까 말까 고민할 때는 나누지 말라"다. 종이에 참고 노트를 작성하면 여백 때문에 강제로 나뉠 수 있고. 웬만하면 하나의 노트에 작성하는 게 편할 거다. 어차피 영구 노트에서 참고 노트의 특정 부분은 블록 링크로 연결할 수 있다.

참고 노트에는 어떤 항목들을 기록하는지?

답변이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느낌이 오는 것"을 기록하면 된다. 이건 나중에 써먹겠다거나 혹은 울림을 준다 싶은 내용을 적으면 된다.

원문을 그대로 인용하겠다 싶으면 그냥 복붙해도 되고.

내 기존 생각과 일치한다거나 반대된다거나, 새로운 것을 배웠는데 꼭 기억해 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도 적으면 된다.

많은 걸 적으려 하면 힘들어서 안 작성하거나 참고 노트를 잘 안 보게 되고, 너무 적게 적으면 정작 못 써먹을 수도 있다. 그러니 그 사이 균형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영구 노트 작성

영구 노트를 중심 문장이 하나인 문단으로 이해하면 될지?

그렇게 작성해도 문제없다. 그런데 하나의 문단을 어떻게 정의하느냐는 또 사람마다 달라서. 내가 잘 모르는 분야는 디테일이 보이지 않고 전체가 하나로만 보인다. 외국 사람들이 동양인을 중국인이나 일본인으로 본다거나, 우리 한국 사람들이 아프리카 대륙의 나라를 세세히 구분하지 않고 하나로 보는 것처럼.

잘 아는 분야라면 디테일이 보이기에 "이건 다르다" 느낌이 들어 자연스럽게 분리하게 될 거다. 다시 앞의 내용을 말하자면 쪼갤까 말까 고민이 들 때는 쪼개지 말자. 나중에 "아 이건 쪼개야겠다" 싶은 느낌이 올 거다.

또한 개인적인 경험으론 한 문단 정도로 출발했다가 거대한 노트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어서....

영구 노트를 쓰다가 파생된 생각은 이어서 쓰지 않고 또 다른 영구 노트 파일로 분리하는지?

위 답변에 이어서 말하자면, 아는 게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디테일이 보이고 예전과는 다르게 "이건 다르다" 느낌이 들 수 있다. 그때 다른 영구 노트로 분리하는 거다.

Footnotes

  1. 책과 다르게 여기서는 각각을 참고 노트와 영구 노트로 칭한다. ↩

  2. PKM 쪽에선 메모와 노트를 다른 것으로 분류한다. 메모는 휘발적이고 노트는 비휘발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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