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 졸업 논문이 SCI 논문으로 나왔는데...

대학원 졸업하고 5년이 지났는데 내 석사 졸업 논문이 학술지에 등록되었다.

1저자로 작성해 준 선배님과 후배님이 감사하다. 지도교수님도 감사하고. 내 이름을 안 빼넣고 2저자로 넣어주셨다. 난 아카데미 쪽 떠난 사람이라 저자로 넣어줘도 딱히 득 보는건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 윤리를 지키며 넣어주셨다. 대다수 졸업한 대학원생은 자기 랩실에 대해 좋게 말하는 경우가 없는데 우리 연구실은 정말 좋은 편이다.

연구 내용은 이차원 대퇴골 합성 이미지를 고해상화하는 것이다. 뭐... 그 당시 유명했던 딥러닝 모델인 ResNet이나 SRGAN도 쓰고 기존 이미징 알고리즘인 Quilting algorithm도 써서 뭐 별에 별거를 다 조합했다. 그야말로 졸업하기 위한 발버둥의 극치. 여튼 그 석사 논문을 SCI 논문으로 내다니. 정작 방법론 고안한 내가 기대를 안 했었는데. 교수님과 연구실 사람들이 대단하다.

석사 과정 때 대퇴골을 많이 다뤘다. 이차원 이미지 뿐만 아니라 실제 CT 대퇴골 영상까지. CT 영상 문제도 재밌는데 다각도로 이차원 이미지를 찍어가며 이를 삼차원으로 구축하는거다. CT 영상 문제로는 기계학회에서 수상도 했었다.

그런데

근데 그렇게 연구해놓고 정작 내 고관절 가동성은 챙기지 못했다. 나는 지금도 무척이나 고관절이 뻣뻣하다. 나한테 대퇴골이나 고관절이니 이런 부분은 사실 실제 신체 부분이 아니라 머릿 속에 어떤 가상의 사물같았다.

더 재밌는 건 다른 부분에 있었다. 우선 대퇴골엔 3가지 랜드마크가 있다. (1) femoral head (2) greater trochanter (3) leassser trochanter

femur
femur

근데 정작 실제 greater trochanter와 lessor trochanter가 내 몸에 어디 쯤에 있는지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greater trochanter는 촉진이 가능하다. 골반 바깥쪽에 손 누른 상태로 다리를 안쪽/바깥쪽으로 돌리면 뼈가 느껴지는데 그게 바로 greater trochanter다.

그렇게 배우며 다뤄놓고 정작 내 현실관 연결하지 못 했던 것이다. 2년 동안 내 몸에 그게 정확히 어디 있는지는 몰랐다. 머릿 속으론 알았지. 하지만 눈 감았을때 손으로 짚어가며 대충 여깄거니 하는거는 이제서야 깨달았다. 저게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닌데.

현실과 연결하지 못 하면 헛배운 것이다. 물론 배우는 과정에서 의미는 있을 수 있으나, 나이가 30줄 찬 이상 그게 더 이상의 변명이 되지는 못 한다. 이제는 무언가를 배우더라도 이게 현실에 어떻게 써먹을지 계속 고민한다. 예전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