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까먹는 문제 - 생각의 분절

대학원에 가면 자기 지도교수님에 대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교수님이 했던 말을 교수님이 반박하고 있다라는 겁니다. 대학원에 다닌 분들이라면 다 공감하지 않을까 싶어요. 교수님이 자기가 한 말을 까먹는 것이죠. 그 후 교수님에게 다시 예전에 있었던 상황과 하셨던 말을 전달하면 "아!" 하면서 원래의 의견으로 돌아오십니다.


생각의 분절은 제가 지어낸 말인데요. 망각과는 약간 다릅니다. 망각은 누군가 물어봤을 때도 아예 기억을 안 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나 생각의 분절은 누군가 물어보면 그제서야 문맥이 떠오르면서 기억이 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물어보기 전에는 능동적으로 기억나지 않죠. 다음 날에 무엇을 해야지 하면서 다짐해도 자고 일어나면 잊어버리는 것처럼요. 하지만 조금의 트리거가 있으면 바로 기억이 나죠.

다르게 말하면 망각은 해야 할 일을 까먹는 거고 생각의 분절을 해야 할 일이 있었던 것을 까먹는 겁니다.


생각의 분절을 해결하는 방법 자체는 단순합니다. 외부 저장 장치에 쓰고 읽는 습관을 갖는 겁니다. 즉, 노트와 메모를 활용하는 겁니다. 이것 역시 숙련의 영역이라 연습이 필요합니다. 경험 상, 쓰는 것은 금방 적응할 수 있는데요. 읽는 것은 금방 적응하기 어렵습니다.

일의 문맥이나 계획은 노트를 작성하면 됩니다. PARA의 Project와 Area에 작성하면 됩니다. 굳이 PARA를 안 쓰더라도 자주 볼만한 노트나 포스트잇 등에 적어놔도 됩니다. 헤밍웨이의 다리 기법도 이와 비슷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일을 할 때마다 이 노트에서 일을 이어나가는 거죠. 일의 환경을 노트 기반으로 바꿔야 가능합니다.

제텔카스텐을 사용한다면 다음이 있겠죠. 어떤 자료를 읽으면 그걸 문헌 노트(참고 노트)로 작성합니다. 그리고 이를 다시 영구 보관용 노트랑 연결합니다. 그러면 언젠가 해당 아이디어를 우연히 다시 만나거나 필요할 때 해당 자료를 기반으로 다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는 방법론적인것이고 평소 습관을 바로 잡는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평소에 노트를 읽는 습관을 기르는 것입니다. 전 심심할 때 SNS 피드를 보는 대신에 노트를 차분히 보려고 합니다. 옵시디언을 켜서 Project와 Area를 보고 제텔카스텐의 영구 보관용 노트를 보는 거죠. 물론 유튜브나 인스타 보는 것보다 재미가 덜 하기는 합니다. 그래도 이것도 도파민 분출이 되는 활동이라 지속 가능합니다. 계획하고 일하는 느낌도 들고 나름 재밌거든요

맞아요. 세컨드 브레인이 해결해줄 수 있는 문제죠.